구글링을 하다가 우연히 유학업체 사기와 관련된 뉴스들을 읽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학원 업계에서 오랜 기간 일하다 보니 대략 알고 있는 내용들 이었습니다. 아... 이 기사는 **사건을 말하고 있는구나...하면서 읽고 있는데 기사로 정리된 내용들은 저희들이 업계에서 느끼는 것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우선 기자분들은 유학업계에 대해서 아주 잘 알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당연히 유학원 관계자들을 취재하면서 사건을 분석해서 기사를 작성할 것인데, 문제는 언론사에 응대하는 유학원 관계자들이 100% 솔직하게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순수하게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하기 보다는 이 기회에 자기 업체나 단체를 홍보하는 목적으로 인터뷰를 응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엉뚱한데서 사건의 원인을 찾고 해법을 내놓고 있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면...

유학사기를 당하지 않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믿을 만한 유학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배포하는 표준약관을 준수하고, 계약서를 작성하며, 가급적 한국유학협회에 등록된 유학원이라면 믿을 만하다. 최소한 사기를 당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기사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이 기사 뿐 아니라 대부분의 기사들이 이런식으로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믿을 만한 유학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는 하나, 그 기준에 대해서는 각자 모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죠.

만일 아주 큰 유학원 관계자가 인터뷰를 했다면 직접 방문해 보고 판단하라고 말했을 것입니다. 아주 큰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고, 직원도 많으니 이런 사무실에 방문하면 이렇게 큰 업체가 설마 사기를 치겠어?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 기사에 나오는 유학업체 사기 사건은 대부분 큰 업체들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큰 업체다 보니 고정비용도 그만큼 많이 들고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부도가 나버리면서 그런 사건이 발생합니다. 지금까지 유학업체 사기에서 가장 큰 규모의 피해를 남긴 업체가 당시 국내 탑5에 드는 아주 큰 유학원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이런 업체들은 협회나 단체에 가입되어 있고 인증을 받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아주 권위있는 기관에서 유학원을 인증해 주는 제도가 있는데 여기서도 아래와 같이 표현합니다.

**전문 유학원 제도가 개별 유학원이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 관리’ 및 유학원을 ‘인증’하는 의미가 아님을 분명히 밝혀드립니다.

그리고 그 기관에서는 일체 개별 유학원의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명시를 합니다. 실제로 이 기관은 정말 권위가 있는 곳이고 돈만 주면 가입할 수 있는 성격도 아닙니다. 유학원 인증 제도 중에서 가장 권위가 있다고 말할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인증기관이나 협회에서 개별 유학원의 경영에 책임을 질 수는 현실적으로 없습니다. 실제로 이런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기 때문에 책임을 지고 싶어도 방법도 없구요.

협회나 인증기관이 무의미 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이런 사건은 별개로 볼 수 밖에 없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표준약관과 계약서를 준수하는 것 역시도 이런 사건과는 사실 무관합니다. 이는 소비자와 분쟁이 생겼을 때 그 분쟁을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준이 된다는 말이지 유학업체 사기는 대부분 대표자가 도망가 버리는데, 이때 계약서와 표준약관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사람이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유학원들은 성실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른 업계에 비해서 유학원이 사기사건으로 뉴스에 오르내리는 비율도 높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이런 사건들의 원인을 분석해 보면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회사를 도저히 운영할 수 없을 때 이런 사건이 터집니다.

돈이 거짓말 하지, 사람이 거짓말을 하냐

큰 틀에서 보면 유학원 사기라는 표현 보다는 유학원 부도라는 표현이 더 적합합니다.(물론 사기라는 표현도 의미적으로는 맞지만 대처방안을 생각할 때 유용하지 못한 표현이라는 의미입니다.)

먼저 이점을 이해해야 보다 현실적인 대처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사기라는 단어를 들으면 "애초 사기를 목적으로 유령 회사를 만들어서 한탕 해먹고 도망간다..." 이런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그러나 유학원의 경우는 유학원을 설립하고 학생을 모집하는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이런식의 사기행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합니다.

대부분 잘 운영하다가 더 욕심을 내다가 무리한 운영으로 무너지는 경우입니다. 애초 잘 운영되지 않는 곳은 이런 피해를 입힐 힘도 업습니다. 만일 한달에 한명을 겨우 수속하는 유학원에서 한명의 학비를 책임지지 않고 잠적한다? 이런 확률은 굉장히 희박하겠죠. 

그래서 이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처방안은 무리한 운영을 하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입니다.

다잉 메세지

추리 소설이나 범죄 드라마를 보면 죽어가면서 메세지를 남기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는 그런 경우는 많지 않고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많이 설정한다고 합니다만) 이를 다잉 메세지라고 합니다.

어떤 유학원에서 아주 파격적인 조건을 세우면서 고객을 모집하면, 유학원 관계자들은 저 업체가 요즘 힘드나? 이런 반응을 보입니다. 정상적으로 운영이 잘 되는 업체에서는 굳이 그렇게 무리해서 고객을 모집하지는 않거든요.

어떤 업종이든 계속 업체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윤이 있어야 합니다. 유학원은 단순히 사무실 임대료와 인건비만 나온다고 유지할 수 업습니다.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 업계이고 홈페이지 운영비와 마케팅비 또한 운영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비용까지 다 고려하면 상식적으로 볼 때 그런 파격적인 조건으로는 흑자를 낼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상담부터 수속까지 굉장히 많은 무형의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박리다매 또는 규모의 경제로 운영하기 힘든 업종입니다.

그리고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유혹하는 곳은 잘 보면 정상적인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직원들도 다 나가고 상담 과정에서 부터 부실한 운영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꼼꼼하게 준비하고 여러 업체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만으로도 비정상적인 운영을 눈치챌 수 있기 때문에 자극적인 유학업체 사기라는 단어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신중하게만 결정하면 충분히 피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사에서 소개하는 대처방안 중 한가지는 맞습니다. 유학원을 통해서 수속하더라도 학비는 학교로 바로 보내는 방법이죠. 어떤 유학원이든 학비를 학교로 바로 보내겠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부 기사에서 직접 학교로 컨택해야만 학교로 바로 송금할 수 있다고 표현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유학원을 이용하더라도 송금은 바로 학교쪽으로 할 수 있습니다. 

이정도만 잘 이해하더라도 충분히 안전하게 유학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