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의 첫인상
아일랜드 6개월, 영국 3개월 그리고 2주간의 영국 여행을 마치고 처음부터 가장 오고 싶었던 몰타에 왔다.
공항에 도착을 밤 10시쯤 클럽 클래스 픽업 기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플랜카드를 들고 학생들을 반기고 있었고, 학생들이 하나씩 픽업이 되어져서 사라지고 있었는데 2시간이 지난 12시까지도 나의 픽업 기사는 오지 않았다.
당황하지 않고 유학파인더에서 알려준대로, 픽업기사를 만나지 못했을 경우 arrival 옆쪽에 픽업 회사들의 창구가 있는데 거기로 가서 이야기를 하면 된다고 픽업 안내서에 적혀 있어서 그대로 거기로 가서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그쪽 직원들도 내 픽업 기사와는 연락이 안되었고, 그 이후로 또 다시 30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유학파인더 실장님한테 연락할까? 생각하다 몰타 공항 와이파이가 속도가 잘 나오지 않아서 그냥 내 힘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이미 아일랜드, 영국에서 경험을 쌓았기에 이정도야 뭐...이런 마음을 먹으니 한결 편안해 졌다.
대신 시간이 시간인지라 빨리 쉬고 싶다는 생각에 조금은 힘들었다. 기다리고 있는 2시간 30분 동안 거의 50명의 몰티즈 택시 기사들이 와서 왜 너는 가지 않는지? 어느 학교 인지? 너의 기사 번호가 무엇인지를 수시로 물었다.
덩치도 크고 인상도 무섭게 생겼으나 너무 친절해서 기다리는 동안에 심심하지도 않고, 오히려 몰타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았다.
암튼 내 손에는 픽업 디테일이 적혀 있는 픽업 확인서가 있으니 그냥 택시를 타고 학교 기숙사로 가기로 했다.
택시 요금은 20유로...(이건 담날 학교에서 받음)
미리 요금을 확인하고 선불로 지급한 다음 택시를 타고 가든뷰 컴플렉스를 갔다. 가든뷰 컴플레스는 클럽클래스 기숙사 이름이다. 공항에서 20분 정도면 도착한다.
도착하니 리셉션 불은 이미 다 꺼져 있고, 목요일 저녁이라 아주 조용했다.
리셉션 앞 소파에서 날 기다리고 있던 스탭이 Mr Lee? Why you are late? 어쩌고 하면서 많이 기다렸다고 빨리 키를 받아서 올라가라고 방이 어디 있는지 안내를 해주 었다. 그 이후로는 그 분을 몰타에서는 본적이 없다.
그렇게 키를 들고 무거운 캐리어와 함께 3층으로 올라가서 재빨리 짐은 대충 놔두고 대충 씻고 우선 그 날은 2시쯤 잠이 들었다. 다음 날 금요일 아침 실컷 자고 일어나니 11시 였다.
이미 옆 침대에서 자던 터키 학생은 수업을 들으러 간 상태 였고 거실에서는 러시아 학생 두명이 팬티 바람으로 맥북과 함께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 학생들은 오후 클래스라서 미리 예습을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궁금한게 많아서 이리 저리 물어보고 인사도 하고 얼굴을 익히고 나서 심카드 부터 사야겠다는 생각에서 리셉션으로 내려갔다.
학교 리셉션으로 가서 새로온 학생이라고 심카드를 구입해야 되는데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심카드는 그냥 주고 이것을 가지고 보다폰 매장으로 가서 크레딧을 충전하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는 지도와 함께 세인트 줄리앙 쪽에 있는 보다폰 매장도 어디에 있는지 친절히 가르쳐 주었다.
기숙사에서 무료 와이파이가 된다고 하지만 몰타는 인터넷 환경이 그렇게 좋지 못하다. 리셉션 앞에서만 무료로 와이파이가 터지고 다른 곳에서는 사실상 불가능...그래서 몰타에서는 유심이 필수~ 25유로 충전하면 10기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이걸로 모자라면 유료로 와이파이 이용권을 사면 되고...
우리 학교의 장점은 1층에 학교가 있어서 매우 편하고 언제든지 쉬는시간에 방으로 올라와서 밥도 먹을 수 있고 필요한 것도 가져 갈수 있다.
가든뷰 컴플렉스는 스위기라는 주택가에 있는데 평소에는 아주 조용하고, 안전한 지역이다.
걸어서 조금만 내려가면 세인트 줄리앙이 나오는데, 세인트 줄리앙은 서울의 홍대라는 비유를 하는데 실제로 몰타에서 가장 핫 플레이스이다.
영국은 춥고 비도 오고 바람도 많이 불고 그랬는데 여긴 정반대이다. 4월초인데도 이미 덥고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나는 날씨...
그렇게 몰타의 8주 생활이 시작되었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멀티룸으로 9시에 모여서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고 테스트도 치뤘다. 신입생들로 북적이고 통제도 힘들었지만, 무사히 오리엔테이션은 끝이났다.
시험은 꽤 어려웠지만 다행히도 Upper 레벨을 기분좋게 받았다. 학생들이 많아 오후반으로 배정이 되었다.
아무래도 오후반은 활용이 애매하다. 오후반을 들으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괜히 긴장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린다? 라는 프린스플 오피스를 가서 오전반으로 옮기고 싶다고 하니까 다음주에 바꿔 준다고 다음주에 오라고 했다. 다음주면 7주가 남는다.....
첫날 수업을 듣는데 선생님이 몰티즈였다. 그러나 발음 스피드 모든게 미국식 영어를 구사해서 수업을 듣는데는 불편함이 없었다.
9개월 연수를 이미 했고, 이제 8주는 좀 쉬면서 한다는 생각으로 와서 그런지 마음이 편해서 더 그랬던것 같다.
자유로운 수업 분위기
몰타 자체가 수업시간에도 들락날락이 많고 좀 프리한 느낌으로 유럽 애들이 와서 공부하는 관광지라서 그런지 산만한건 영국이나 아일랜드보다 훨씬 심했다.
그렇다고 수업을 못 들을 정도는 아니지만 수업 시간에 들락날락 하는애들이 많고 수업시간도 20분이나 지났는데 미안하다면서 오는 애들도 많다.
처음에는 이런 프리한 분위기가 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러나 금방 적응이 되었고 나 또한 그렇게 비슷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수업 시간은 잘 지켰지만 수업시간에 조금만 지루해도 화장실을 가거나 기숙사 올라가서 물을 마신다든지 ...
중간에 잠시 쉬면 수업에 더 집중은 잘 되었는데, 어느 순간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제했다.
기숙사 생활은 마냥 즐거웠다.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는 홈스테이나 플랫 생활을 했기에 조용히 방에서 혼자서 공부하고 혼자서 생각하고 했던 시간들이 많았었는데 여긴 다르다.
아주 시끄럽고 매일 매일 새로운 친구들이 방으로 오고 나 또한 그 친구들방으로 가서 웃고 떠들고 음식도 같이 해먹고 술도 마시고 그렇게 재밌게 지냈다.
클럽 클래스 기숙사는 2명이 자는 방과 3명이 자는 방으로 나눌 수 있다. 싱글룸도 있지만 그것도 2명이 자는 방에 그냥 혼자서 자는 것이다.(룸메이트가 배정 안되서) 그래서 아무도 싱글룸을 사용하지 않는다. 가격도 비싸고.....
창문을 열면 발코니에서 수영장이 보이고 기분좋은 햇살이 들어와 테이블에 앉아 있기만 해도 힐링이 되고 마음이 편해진다.
생활하기 너무 좋은 클럽 클래스
주변에 마트도 몇 군데 있어서 싼값에 식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고 팜이라는 과일채소 가게가 있는데 싱싱한 과일을 싼 값에 잘 살수 있다. 거의 매일 팜을 이용했다.
식재료값으로 한달에 30만원 이면 충분했다.
쌀은 그지라에 있는 아시안 마트에서 10킬로 짜리는 하나 샀는데, 친구들하고 같이 안 먹었으면 절반 이상이 남을 뻔 했다. 한국 쌀이라고 소개해주고 요리도 해주고 하다보니 8주동안 딱 맞게 떨어졌다. 가격은 18유로 정도 했었는데 ,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에서는 한번도 해보지 않은 요리를 몰타에서 다 해보았다.
요리를 잘 하지 못해서 옆에 사람들이 도와준 것도 있지만, 혼자 있을 때는 밥도 직접 하고 여러 가지 요리를 해서 먹었다. 아니면 외식을 해야 되는데 사실 외식값은 아일랜드와 비슷하다. 어딜가나 8유로 이상은 지불해야 배를 채울수 있다. 드링크 까지 더해지면 10유로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몰타에서는 외식은 추천하지 않는다.(물론 전혀 안할 수는 없다.)
현재도 비슷한 수준이지만 내가 갔을 때는 약 350명 중 6명이 한국인 이었다 나를 포함해서,
한국인들끼리 매일 같이 다니고 하지 않고 만날 일이 있으면 항상 외국인들과 같이 만나고 놀다 보니 한국말 쓸 시간은 사실 많이 없었다. 서로다 영어를 잘하는것도 아니지만 외국인을 만나면 영어를 써야 되기 때문에 쓸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국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도 한국 요리를 먹고 나면 한국을 좋아하게 되었다.
특히 라면을 먹고 놀란 외국인을 많이 봤다. 라면이 한국에서는 요리라고 하긴 웃기지만 세계적으로 엄청난 식품인건 틀림이 없다.
평일에는 모이는 일은 자주 없지만 금요일 밤부터 시작을 한다. 이미 약속을 다하고 누구는 어떤 음식 누구든 술을 준비하고 누구든 방을 준비하고 등등 아니면 수영장에서 먹든지... 하루 하루가 아쉬울 정도로 즐겁게 지냈다.
평일에는 수업 후 어딜 간다든지 그리고 저녁에는 운동을 하면서 지내다가 나도 주말에는 풀어져서 술도 많이 마시고 맛있는것도 많이 먹었다.
한 가지 아쉬운건 기숙사에서 친구들고 어울리는 생활이 너무 재밌어 여러 지역을 여행해 보지 못한 것이다. 아주 작은 나라이지만 관광지다 보니 아름다운 곳이 정말 많은 곳이다.
아무래도 영국, 아일랜드에서 9개월이나 생활하다 보니 몰타에서는 좀 편하게 힐링을 하면서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몰타에서도 많이 돌아다닐걸...하는 아쉬움이 든다.
가장 많이 남는 것이 여행의 추억이다.
몰타의 수도 발레타는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우면서 가장 작은 도시이다.
발레타에는 어학원은 2개정도가 있는데, 통학 하기로는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 않는 곳이다.
관광 목적으로 한번씩 발레타에 놀러 가는 것은 좋지만 굳이 어학원이 발레타에 있을 필요는 없다. 발레타 어학원의 기숙사는 보통 슬리에마쪽에 많이 배치되어 있어서 학교와 통학을 해야 한다. 학교에 붙어있는 기숙사에서 생활해본 입장으로 이러면 정말 불편할 듯 하다.
발레타에 어학원이 2개 밖에 없는 것도 그러한 이유인 듯...
반면 세인트 줄리앙에 어학원이 가장 많은데, 이유는 가장 몰타에서 활발한 곳이고, 생활하기도 가장 편해서 그런거라고 생각이든다. 버스로는 세인트줄리앙에서 30분 정도 걸린다. 몰타는 버스비가 다른 유럽에 비해서 아주 싸서 부담이 없다.1.5유로 인데 2시간내에 어떤 버스로도 환승이 가능하다.
버스카드도 만들순 있지만 오래 걸리기도 하고 굳이 버스를 많이는 타지 않기 때문에 불필요 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슬리에마 정도는 보통 다 걸어서 왔다갔다 하기 때문이다. 걸어가면서 장관을 다 볼수 있는데 굳이 조금 편하려고 버스를 타고 갈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발레타까지야 걸어가는 것은 조금 무리일수 있다. 1시간이상은 생각해야 되기 때문에... 그러나 한 여름이 아니라면 이것도 나쁘지 않다. 해변가를 따라서 걸어가면서 출출하면 몰타 전통 빵 파스티찌(치즈와 고기, 완두콩등을 넗고 오븐에 구운 빵)와 피자빵(이름은 모름)도 하나씩 사먹고 맛집에 들러서 쉬면서 가면 충분히 갈만 하다.
몰타는 그냥 어디든지 관광지이기 때문에 걸어다니는걸 추천한다.~~~~
발레타는 이렇게 옛날 그대로의 건물을 유지하는곳이 거의 대부분이다. 그래서 기숙사도 슬리에마나 세인트 줄리앙에 비해서 좋진 않다. 따라서 발레타는 연수보다는 그냥 주말이나 한번씩 놀러가는 곳으로 추천한다.
본의 아니게 발레타를 좀 길게 설명하게 되었는데, 다시 돌아가서 ~~~ 5월 15일날 있었던 홀리몰타 축제를 빼놓을수 없다.
색색깔의 가루를 뿌리면서 술도 마시고 음료도 마시고 춤추고 노는 그런 축제인데 정말 재밌었다.
입장료가 25유로? 인가 해서 좀 비싸네 생각을 하고 들어갔는데 놀다보니 왜 25유로를 받아야 되는지 충분히 이해가 갔다. 수많은 가루와 우리가 놀다가 어지럽힌 저 공간을 청소하기 위해서는 하나도 비싼돈이 아니었다 ㅎㅎㅎ.
위의 사진만 대충 봐도 알수가 있을듯...
놀때는 즐겁지만 나중에 청소할때는........
너무 재밌고 즐거운 축제 였다. 잊을수가 없는 ~~
3개월간의 몰타 어학연수 후기
만약 3개월의 어학연수를 생각한다면...몰타 어학연수를 추천한다. 영국, 아일랜드도 나름 매력있는 연수국가이지만 3개월간 몰타에서 가장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좀 길게 연수를 하기에는 사실 느슨한 분위기도 있고 수업 퀄리티가 영국에 비해서는 부족하다. 그러나 3개월 이내의 어학연수라면 세계에서 가장 좋은 곳이 몰타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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