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더블린에 도착했을 때는 꽤나 쌀쌀한 날씨였습니다. 게다가 갑자기 흑구름이 몰려오면서 우박까지 떨어지더라구요.

아일랜드 날씨야 워낙 안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여기 까지는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더블린의 첫 인상은 제가 생각했던 낭만적인 모습이라기 보다는 차가운 회색 도시의 이미지였습니다.

다들 바빠 보였고, 외국인들이 너무 많고, 아시아인들도 제법 많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아이리쉬들이 친절하다는 최실장님의 설명이 맞나?하는 의구심까지 들었습니다.

물론 더블린에서 한달 정도만 지내보면 이런 분위기는 금방 적응되고, 적응만 되면 더블린 사람들 역시 친절한 아이리쉬들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말도 통하지 않고 약간 두렵기도 해서 낯선 풍경들이 더 부정적으로 보인듯 하더라구요. 이제는 제법 말도 통하고 하기에 아이리쉬의 친절함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가 다녔던 학교는 세다 컬리지 였습니다. 

처음에는 유학파인더가 아닌 다른 유명 유학원에서 상담을 받았었는데 거기서는 죄다 비싸고 유명한 곳만 추천해 주더라구요. 제 예산에는 안되겠다 싶어서 아일랜드 전문 유학원인 유학파인더에 상담을 받았죠.

유학파인더의 상담은 다른 유학원과 좀 많이 달랐습니다.

우선 전체적인 예산부터 점검해 주시면서 각 예산대에 가장 적합한 어학원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이 정도 예산이면 이런 학교들이 맞을 듯 한데...하면서 각 학교들의 특성도 너무 자세하게 잘 상담해 주셨구요, 그리고 제가 나름 꼼꼼한 편이라 1:1 상담실에 질문을 엄청 많이 했거든요. 근데도 너무 친절하게 잘 답변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일처리를 잘하는 곳이라면 현지에서도 잘 관리를 해주시겠구나 하는 믿음이 들어서 최실장님이 추천해 주신 세다 컬리지로 등록했는데.....지금 생각해도 학교 선택은 정말 잘했다고 봅니다.

학비는 저렴하지만, 시설도 괜찮고 선생님들 역시 좋거든요. 특히 위치가 너무 좋아요. 더블린 시티 센터에 위치해 있어서 교통도 편리하고 방과 후에 친구들과 어울리기에도 정말 좋은 곳입니다.

세다 컬리지는 규모가 큰 편입니다. 규모가 크면서 저렴하죠.

다른 학교들도 우리학교처럼 이정도 규모인줄 알았는데, 통신원 활동을 하면서 우리학교 같은 규모는 의외로 잘 없더라구요.

비용대비 최고의 만족도라고 생각합니다. 

더블린이 정말 생활하기에는 좋습니다. 

도시가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있을 건 다 있구요, 전혀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어요.

아일랜드 오시는 분은 다들 영국을 한번쯤 생각해 보셨을 겁니다. 영국에 비해서 생활비도 저렴하거든요. 

대신 이런 장점들이 많다보니 한국학생들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시티에 나가보면 한국학생으로 추정되는 무리들이 항상 보입니다. 학교에도 물론 제법 있구요.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일부 한국애들끼리 어울리는 학생들이 있긴 합니다. 그러나 주위에 한국 학생이 많다고 하더라도 두루 친하게 지내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

한국 학생들끼리만 모이면 당연히 한국어를 쓰구요, 외국학생들 틈에 있으면 영어를 씁니다. 그러니 외국학생 3명 + 한국학생 2명 이런식으로 어울리면 영어를 쓰니 별 문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외국친구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구요, 외국 문화에 대해서 오픈된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교성이 좋은 사람들은 별 문제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영어를 잘 못하니 어쩌지...하는 걱정이 들지만 어짜피 외국 친구들도 영어 잘 못합니다. 그러니 영어학교에 와서 영어를 배우고 있죠.

문제는 언어가 아니에요. 그보다는 오히려 대화 소재가 부족해서 외국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 친구와 만나면 어떤 대화를 할까요?

보통 처음에는 그 나라에 대해서 물어봅니다. 근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의외로 우리나라를 잘 설명하지 못합니다. 이는 영어가 부족한 것도 이유가 있겠지만 평소 그런 생각을 안해봐서 그런거 같아요.

저도 처음에는 당황했었죠.

한국에는 아파트가 많다....고 하면...외국 친구들은 물어봅니다. 왜?

그럼 뭐라 답할지 참 애매하더라구요. 단순히 편하니까, 안전하니까....이런식으로 단답형으로 대답하면 대화가 이어지지 않죠. 그래서 뭔가 좀 길게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이런 부분을 설명하지 못하면 대화를 길게 이어가지 못해요.

자기가 대화를 길게 이어가지 못한다면 상대방이 길게 말하게끔 적절한 타이밍에 잘 물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럴려면 미리 인터넷으로 좀 공부를 해가야 합니다. 스페인 친구와 사귀고 싶다면 스페인 여행 후기 같은 것도 좀 읽어보고....질문 할 것을 미리 만들고 말이죠.

이런식으로 적극적으로 외국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영어가 늘구요,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상식이 쌓이죠.

한 외국 친구가 말한 것이 굉장히 뜨끔했었어요.

한국 남자는 여자 이야기, 한국 여자는 남자 이야기를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ㅠㅠ

더블린은 한국인들도 많고, 아시아 학생들이 많아서 생활하기에는 아주 편리합니다.

한국 식당, 아시안 마트...없는게 없습니다.

그리고 유로샵처럼 아주 저렴하게 파는 쇼핑몰도 많습니다. 더블린 물가가 비싸다고 하지만, 저렴한 곳을 잘 찾아다니면 됩니다.

처음에는 무엇을 할지 몰라서 방황하기도 하지만 금방 적응하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면서 비비드한 어학연수를 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라 생각됩니다.

저는 학생비자로 더블린 어학연수를 했는데요, 워킹비자로 더블린에 온 학생들도 많습니다. 저희 학교도 간간히 8주, 12주 정도로 등록해서 다니는 경우도 많구요.

워킹비자로 오면 당연히 아르바이트를 구할려고 하는데요, 제가 보기에 10명 중에 1,2명 정도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듯 하더라구요. 나머지 분들은 그냥 조기 귀국을 하곤 하죠.

물론 생활비가 받쳐주면 더 지낼 수도 있지만 학교도 안다니고 그냥 생활만 하면 돈이 더 들거든요. 그래도 워킹비자로 왔는데 계속 학교 연장해서 다니기도 좀 그렇구요. 그래서 조기 귀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더블린에 일자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는 영어실력이죠. 더블린의 스타벅스 같은데 보면 아시아 학생들이 일하는 경우는 잘 없어요. 동유럽 사람들이 많은 편인데 이들은 따로 비자 받고 안와도 일을 할 수 있기에 영어만 잘하면 고용주 입장에서 당연히 외모도 비슷한 그들을 쓰거든요.

그렇다고 한국학생들이 이런 서비스직에서 밀린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대신 한국학생들은 성실하잖아요. 

제가 보기에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하는 이유는 영어 뿐 아니라 적극성이 부족해서 이기도 합니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기 보다는 그냥 발품을 팔면서 매니저한테 사람 구할 일 있으면 나를 뽑아라는 식으로 말하고, CV를 넣으면 되거든요.

제가 아는 동생도 영어실력은 어퍼 인터 정도였는데 이런식으로 정면 돌파해서 일자리를 구하더라구요. 성격이 밝고 잘 웃고 친절한 사람이다는 이미지를 내뿜으면 된다...결국 매니저도 사람이다. 라면서 일을 구하는 노하우를 알려주더라구요.

결론은 통계적으로 보면 워킹으로 와서 일을 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조기 귀국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나 기본적인 영어실력(어퍼 인터 정도?)과 정면 돌파의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입니다.

장점은 비용대비 우수한 학교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영국과 아일랜드 비교 많이 했었는데, 더블린이 학비는 저렴하면서 괜찮은 학교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물론 다른 학교는 제가 다녀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제가 다닌 학교는 이 비용에 이정도 퀄리티면 참 좋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리쉬들 친절하고 좋습니다. 처음에는 좀 딱딱해 보이고 그랬는데 그건 영어에 대한 부담 + 낯설음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이리쉬 친구를 사귀는 것은 참 힘들더라구요. 걔들이 우리를 무시하고 그런건 없는데, 연수온 학생들과 아이리쉬 사이에 뭔가 연결될만한 건덕지가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좀 더 한적한 작은 도시는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제가 통신원 활동을 하면서 작은 도시에 있는 학교들도 둘러봤는데 확실히 그런 곳이 아이리쉬와 친하게 지내기 더 낫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국학생과 아시아 학생들이 많다는 점도 좀 단점입니다. 실제로 카페 같은 곳에서 온 학생들은 서로 뭉쳐서 다니더라구요. 뭉쳐서 다니면 영어 늘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뭉쳐서 다닌다는 것은 독립심이 없다는 말이거든요. 연수를 왜 왔는지? 의문이 드는 경우도 몇번 봤습니다. 

연수를 오면 혼자서 스스로 해낸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통신원 활동을 하면서 아일랜드 여기저기를 다니고 했었는데 처음에는 두려웠습니다. 근데 몇번 하다보니 스스로 뭔가를 개척해 나가는 것, 그리고 그 의미를 느껴보는 것이 연수를 오는 가장 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암튼 다시 한번 더 더블린으로 연수 오겠냐고 물으신다면...

당연히 다시 한번 더 연수를 하고 싶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만큼 저한테는 매력적이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연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