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 초기에는 나름 의욕적으로 영어공부를 하면서 최대한 영어만 사용할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이내 현지 환경에 익숙해지고 초기의 긴장감은 사라지죠.

그러다보면 한국 생각도 나고 그리움은 커져가고 한국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한국친구들은 말도 잘 통할 뿐 아니라 같은 정서를 공유하기 때문에 타국에서의 외로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는데 큰 힘이 되기까지 하거든요.

이런 생활이 지속되다 보면 학교에서의 영어수업에서만 영어공부를 할 뿐 일상생활에서는 영어사용의 필요성이 점점 줄어듭니다. 음식을 주문해도 영어잘하는 친구가 대신 해줄 수 있거든요.

이렇게 연수생활을 지속하다보면 한국에서 영어학원을 열심히 다닌 것과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책을 보면서 영어공부를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외국생활을 제법 했지만 여전히 네이티브들과 만나서 대화하는 것은 부담이 있습니다.

결국 아쉬움을 남긴체 귀국하게 되고 스스로 합리화를 합니다. 영어실력은 생각만큼 늘지 않았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고...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이는 객관적으로 볼 때 어학연수를 실패한 사례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수업시간에 선생님은 설명을 하고 이를 앉아서 듣기만 하는 교육을 받아왔습니다. 경청하는 자세는 물론 좋지만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데 서툽니다.

그러나 외국학생, 특히 유럽학생들은 어릴때부터 토론식 수업에 익숙해서 수업시간에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합니다. 문법이 다소 틀리더라도 영어로 말하는데 두려움이 없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국학생들은 살짝 기가 죽습니다. 분명 문법이나 단어실력은 저들보다 나은데 표현력은 부족하니 말이죠. 그래서 같은 반의 한국친구와 서로 의지하는 마음이 점점 커져갑니다.

그러나 한반에 한국학생이 자기 혼자만 있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거든요. 의지할 곳이 없는 환경에서는 자연스럽게 그 분위기에 동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유럽 친구들이 다수이고 동양인이 상대적으로 적으면 유럽친구들 역시도 호기심을 느끼고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다가옵니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공부를 하다보면 더 빠른 시간안에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성격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한국학생의 비율이 낮은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확률을 높히는 것입니다.

한국학생 입장에서는 유럽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일본이나 중국같은 같은 동양인 친구들은 정서적으로는 좀 더 가까울지 몰라도 영어실력을 늘리는데는 이상적이지는 않습니다.

유럽친구들이 영어가 빨리 느는 이유 중 하나는 문화적, 정서적인 부분이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들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유럽친구들을 사귀게 되면 영어로 대화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영어권 문화에 익숙해 지는데 도움을 받습니다.

그리고 유럽친구들은 8주나 12주 단기간만 공부하고 자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유럽내에서는 영국에 오는 것이 항공비도 저렴하고 별 부담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유럽친구들을 사귀게 되면 그들이 돌아갈 때 함께 여행을 가는 기회가 많아집니다. 든든한 현지 가이드가 생기고 비용적으로도 아주 유리하기에 이런 기회를 많이 잡기 위해서라도 유럽친구들과 가깝게 지내는 것이 좋습니다.

유학파인더에서는 매달 자체적으로 국적비율을 조사해서 이를 학교정보에 업데이트를 하고 있는데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한국학생이 일정수 이상 되면 뭉쳐다니는 경향이 아주 강하게 나타납니다. 이는 학교의 다른 국적의 친구들이나 현지의 네이티브들이 자신에게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유럽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이라도 쉽게 이야기를 건네는 문화가 있는데 한국학생들끼리 늘 뭉쳐다니면 아무리 개방적인 사람들이라도 쉽게 말을 건네기가 부담스러워 집니다.

그러므로 연수초기에 한국 친구들이 여러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결국 어학연수는 그 나라의 문화속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한국친구들과는 어느정도 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스스로 그 문화속으로 들어간다는 자세가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환경 자체가 이미 한국학생들끼리 뭉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으면 본인이 그렇게 마음을 먹더라도 그 분위기를 깨고 독단적으로 행동하기가 참 힘듭니다.

이는 같은 학교에 한국학생이 얼마나 많은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생활권에 한국인들이 얼마나 있는가도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다행히 영국은 한국인의 비율이 높다고 하는 런던에서도 그렇게 주변에 한국사람들이 많다는 느낌은 받기 힘듭니다.(특별히 한인들이 몰려있는 곳에서 거주하지 않는 한)

그러므로 한국학생들이 지나치게 몰리는 학교만 피한다면 본인의 의지가 충분하면 얼마든지 영국 문화 속으로 깊숙히 들어가서 제대로 된 어학연수를 할 수 있습니다.

국적비율의 중요성을 설명하면 이 부분에만 포커스를 맞춰서 학교나 지역을 선택할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국적비율 역시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수 있지만, 여러 기준 중 하나일 뿐이라는 점도 꼭 기억해야 합니다.

한국학생이 적은 곳은 단연 북부지역이죠. 북부지역의 학교를 선택하면 학교에 본인 혼자만 한국학생인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어실력이 부족하거나 다소 소극적인 학생인 경우에는 주위에 한국학생이 아무도 없으면 오히려 적응하는데 시간이 더 많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북부쪽은 아무래도 남부해안도시에 비해서 날씨가 안좋고, 기타 연수 인프라도 발전해 있지 않아서 국적비율의 장점보다 다른 단점들을 더 많이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가지 중요한 선택 기준을 종합적으로 취합해서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연수지역과 학교를 선택해야 합니다.